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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에너지 업계의 트렌드를 변화시켰다. 이 변화는 △디지털화 △친환경 에너지 전환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구축이란 큰 흐름으로 요약된다.

운송 분야는 전기차 확산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의 활용으로 디지털화가 빨라졌다. 에너지원으로서 전기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비대면 시대가 앞당겨지면서 에너지의 전기화와 디지털화는 더욱 촉진될 전망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의 필수 생존 조건으로 떠오르면서 에너지 산업에서 탈탄소화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사태로 도시의 록다운(lockdown)을 경험하자 집중형 전원의 리스크가 부각됐다. 대안으로 대규모 송전망이 필요없고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할 수 있는 분산형 전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분산형 전원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효율을 높일수 있다.

전세계 에너지 리더들은 코로나19가 파생시키는 메가 트렌드 변화 속에서 선제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에너지 시장의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2분기 전 세계 에너지 산업 M&A 거래액은 146억 달러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분기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다소 진정된 3분기에는 1485억 달러로 급반등했다. 직전 분기 대비 10배, 전년 동기 대비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에너지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기존 슈퍼메이저 기업과, 산유 국영기업 외에도 대형 유틸리티기업, ICT 빅테크, 재무적 투자자가 새로운 에너지 권력으로 부상했다. 에너지 산업의 헤게모니를 놓고 이들 5대 권력이 새롭게 경쟁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 리더들의 최근 인수합병(M&A) 동향을 보면 에너지원 가운데 가스와 신재생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지난해 3분기 코로나19가 다소 진정되자 미국의 메이저 석유기업 코노코 필립스(ConocoPhillips)는 셰일가스 업체인 콘쵸(Concho Resources)를 인수했고, 셰브론도 셰일가스 업체 노블에너지를 인수했다. 같은 기간 재무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천연가스 업체 도미니언에너지를 발빠르게 인수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대형 기업들의 전략적 포석이다. 각국의 신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일정 기간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스 분야에도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슈퍼메이저 뿐만 아니라 유틸리티, ICT 빅테크, 재무적 투자자들이 모두 주목하는 분야다. 슈퍼메이저 중에서는 BP와 토탈이 적극적이다. 부유식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적극적이며 프랑스전력공사(EDF)와 독일의 에온(EON), 스페인 이베르드롤라(Iberdrola) 등 다수의 대형 유틸리티 기업들도 앞다퉈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인수하고 있다. ICT 빅테크도 신재생에너지에 몰리고 있다. 현재는 M&A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프로젝트 지분 투자나 전력구매계약(PPA) 체결 등의 형태의 투자가 많다. 이들은 점차 M&A까지 투자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벨류체인 가운데 업스트림(자원생산)과 다운스트림(판매·가공)에 M&A가 집중되고 있다. 슈퍼메이저들은 전통유전을 과감하게 팔고, 셰일자원 인수에 막대한 자금을 쏟고 있다. 거래액 기준으로 최근 5년간 슈퍼메이저가 인수자로 나선 상위 4건이 업스트림 기업 거래다. M&A를 통해 다운스트림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산유국영기업인 사우디 아람코로, 최근 5년 동안 진행한 8건의 매수거래 중 석유화학 등 다운스트림 관련 거래가 5건에 달했다.

최근 에너지 산업의 M&A는 몇 가지 일관된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각 기업이 인수대상으로 선택하는 신재생에너지원과 천연가스의 밸류체인이 다르다. 업스트림의 경우 슈퍼메이저는 셰일로 가지만, 후발 주자들은 전통자원을 인수하며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석유화학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신재생에너지로 트랜스포메이션하는 기업도 있다.

기업들은 전기 중심으로의 에너지 재편,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선호, 디지털화·분산화를 위한 기술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전략적 M&A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포착하고 경쟁기업보다 한발 앞서 준비하는 것이다.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이 아닌,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새로운 경쟁시대가 도래했다.
  • 용어 정리
    • 벨류체인
      가치 체인(고객에 대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창출 및 관리를 원활히 수행하는 기업 소속 직원의 그룹. 가치 체인 소속원은 마케팅, 회계 및 기타 기업 내의 부속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예를들어, 원재료 생산 → 자동차 부품에 들어가는 소모재 생산 → 자동차 부품 생산 → 완성차 생산를 볼 수 있다. 이처럼 한가지 산업에서 하위 업종에서 상위 업종으로 이어지는 이러한 구조를 말함.
    • ESG
      투자 의사 결정 시 '사회책임투자'(SRI) 혹은 '지속가능투자'의 관점에서 기업의 재무적 요소들과 함께 고려한다. 사회책임투자란 사회적·윤리적 가치를 반영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방식과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비재무적 요소를 충분히 반영해 평가한다. 기업의 ESG 성과를 활용한 투자 방식은 투자자들의 장기적 수익을 추구하는 한편, 기업 행동이 사회에 이익이 되도록 영향을 줄 수 있다. 2021년 1월 14일 금융위원회는 우리나라도 오는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가 도입되며,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된다고 발표하였다. 이로써 비재무적 친환경 사회적 책임 활동이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과 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면서 세계적으로 많은 금융기관이 ESG 평가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영국(2000년)을 시작으로 스웨덴, 독일,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연기금을 중심으로 ESG 정보 공시 의무 제도를 도입했다. UN은 2006년 출범한 유엔책임투자원칙(UNPRI)을 통해 ESG 이슈를 고려한 사회책임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ESG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두산백과))
    • 업스트림
      석유화학 분야에서 원유 탐사와 생산을 하는 단계까지를 말한다. 업스트림 다음 단계로 원유 정제와 수송을 담당하는 미드스트림이며 그 다음 단계가 각종 석유화학 제품 생산을 하고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다운스트림(downstream)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업스트림 [upstream] (한경 경제용어사전))
    • 신재생에너지
      신재생에너지는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거나 햇빛, 물, 강수, 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하여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로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재생에너지에는 태양광, 태양열, 바이오, 풍력, 수력 등이 있고, 신에너지에는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등이 있다. 초기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지만 화석에너지의 고갈문제와 환경문제에 대한 중요성이 언급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신재생에너지 (시사경제용어사전, 2017. 11., 기획재정부))
    • M&A
      기업의 인수와 합병을 뜻한다. 기업의 '인수'란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의 주식이나 자산을 취득하면서 경영권을 획득하는 것이며, '합병'이란 두 개 이상의 기업들이 법률적으로나 사실적으로 하나의 기업으로 합쳐지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M&A의 목적은 기존 기업의 내적성장한계를 극복하고 신규사업참여에 소요되는 기간과 투자비용의 절감, 경영상의 노하우, 숙련된 전문인력 및 기업의 대외적 신용확보, 경쟁사 인수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 경쟁기업의 주식 매입을 통한 M&A대비, 자산가치가 높은 기업을 인수한 뒤 매각을 하여 차익 획득 등 여러 가지가 있다. M&A는 그 성격에 따라 우호적M&A(기업의 인수,합병을 상대기업의 동의를 얻는 경우)와 적대적M&A(상대기업의 동의 없이 강행하는 경우)가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M&A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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