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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에 희망퇴직을 받아야 할 정도로 은행업이 힘든 건가요?"

신한은행이 지난 11일 ‘중간 명퇴’를 받겠다는 소식은 전 금융권에 충격을 줬다. 이에 대해 최근 취재원으로부터 질문을 들었다. 은행업이 힘든 건 아니다. 최근 시장 금리가 뛰고 있다. 기준금리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금리 상승은 예대마진으로 먹고사는 대부분의 은행에 호재다.

은행 희망퇴직은 대부분 연초 연말에 ‘정기적’이뤄진다. 임금피크제에 돌입하는 직원이 대상이다. 신한은행이 이례적로 연중 희망퇴직을 추진하는 배경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린 이유다.

은행 측은 이달 초 노동조합에 희망퇴직을 추진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혜택은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15년 이상 근속하면 최대 월급의 36개월치를 지급한다. 자녀학자금 및 배우자 건강검진 지원, 창업지원 및 재채용 옵션 등이 포함돼있다.

'가능한 많은 수를 내보내겠다는 게 본점 방침'이라는 소문도 신한은행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분명한 건 올초 신한은행이 희망퇴직을 통해 내보낸 220명의 '숫자'가 적다고 판단했다는 점이다.

과거 신한은행은 순익 뿐 아니라 시스템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은행이라는 '리딩뱅크'라는 평을 들었다. '산업계에 삼성이 있다면, 금융권엔 신한'이라는 말이 통용됐다. 지금도 '맨파워'와 조직의 일사불란함 면에선 신한은행을 따라올 은행이 없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최근 수년 간 국민은행과의 순익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이례적 중간 희망퇴직을 받는 이유는 국민은행과의 경쟁에 승부를 걸어보려는 의도가 가장 크다. 은행이 희망퇴직을 할 때 들어가는 1회성 비용은 (시중은행의 경우) 사람 수×3억~4억원 가량이다. 약 200명을 내보낸다면 특별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적게는 600억원에서 많게는 800억원이 필요한 셈이다. 퇴직금으로 지급된 돈은 당장 연말 순이익에서 차감된다.

그러면 은행은 왜 희망퇴직을 하는 것인가. 당장 순익엔 마이너스이지만 2년 후엔 지나면 재무적 성과(비용효율)로 반영된다는 게 은행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구조조정에 따른 은행 재무 성과는 퇴직 이후 줄어든 인건비와 그에 따른 점포 축소에 따른 비용 축소, 향후 디지털 영업의 효율성으로 발생한 이익으로 구성된다. 당장 손해가 나지만 2년 후부터는 영구적인 성과로 이어진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신한은행의 경쟁자인 국민은행은 2019년 1월 613명. 2020년 462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올해 초에도 800명이 은행에서 짐을 쌌다.

신한은행의 희망퇴직 인원은 2018년 780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9년 230여명, 지난해 250여명, 올초 220명으로 국민은행에 비해 적었다. 신한은행이 올해 희망퇴직의 재무적 영향이 나타나는 '2년 후'에 국민은행과 승부를 걸어보려면 올해 희망퇴직을 더 받는 게 불가피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은행들은 디지털, IT인력을 수시로 뽑는 데 혈안이다. 디지털 금융의 바람이 거세기 때문에 체질을 바꿔야할 필요성이 커졌다. 관련분야 외부 임원을 모셔올 땐 파격적인 임금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의 연봉은 아직 연공서열이 강하게 적용된다. 혜택을 높여 '계약직'인 임원 만이라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셈이다.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들도 은행의 여신, 수신 등 '핵심업무'를 맡았던 인력을 모셔오는 데 혈안이다.

한 은행원은 "희망퇴직 인원이 늘어나는 것은 창구에서 친절하게 소비자를 응대했던 일반 행원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금융산업의 서글픈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을 떠나 새로운 삶을 준비하게 된 이들의 건투를 빈다.

 

  • 용어 정리
    • 여신
      여신(與信, 영어loan)은 금융 업무를 하는 회사에서 고객에게 돈을 빌려 주는 일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제1금융권 및 제2금융권 등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주는 것을 의미하나, 대부업체 등의 사금융 회사에서 돈을 빌려주는 것도 여신 업무에 해당한다. 반대말은 수신(受信)이다.
    • 수신
      금융 업무를 하는 회사에서 고객의 돈을 맡아 예금으로서 예치하는 일을 의미한다. 반대말은 여신(與信)이다. 주로 수신 업무를 하는 곳은 은행 등의 제1금융권이며, 캐피탈 등 제2금융권이나 사금융권인 대부업체에서는 돈을 빌려주는 여신 업무만 다루고 수신 업무는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 임금피크제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지 않으면서 고용도 유지하는 방법으로 근무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말하는데,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임금을 조정하여 일정 기간이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로 이용되고 있다. 임금피크제의 유형은 정년을 보장하되 정년 이전 일정 시점부터 임금을 조정하는 정년보장형, 정년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정년 이전부터 임금을 조정하는 정년 연장형, 정년퇴직자를 계약직으로 재고용하되 정년 이전부터 임금을 조정하는 고용연장형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임금피크제 (예스폼 서식사전, 2013.))
    • 희망퇴직
      퇴직시기를 앞당겨 퇴사하는 조기퇴직의 일종인 희망퇴직, 명예퇴직은 본인에게 선택의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흔히 사용되는 해고회피수단이다. 자발적인 퇴직에 대해 추가로 지급되는 금품은 노사간에 협의하여 결정하게 된다. 다만, 명예퇴직 등에 응하지 않은 것을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희망퇴직제 [希望退職制] (실무노동용어사전, 2014.))

 

 

은행권, 대규모 희망퇴직…채용은 축소 - 굿모닝경제 - 굿모닝 코리아, 굿모닝 경제!

[굿모닝경제=김진솔 기자]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의 등장으로 시작된 시중은행들의 몸집 줄이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속화되고 있다.매년 수천명의 신규 인력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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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 희망퇴직자 7년간 '0명' 왜?…청년 채용도 위협

사실 앞에 겸손한 민영 종합 뉴스통신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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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까지… 젊어진 금융권 희망퇴직

“요즘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나가려는 직원이 많아요. 쫓겨나듯 나가는 희망퇴직은 옛말이죠.”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1∼6월)까지 5대 시중은행에서만 약 2500명의 직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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